관점 및 가치 그리고 영어

영어 단어와 문법을 상당히 잘 알아도 선뜻을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양한 원인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감이 없어서, 부끄러워서, 실수할 까봐 두려워서 등 심리적인 원인들은 물론, 발음에 확신이 없어서, 문법이나 그 단어가 맞는지 확실하지 않아서 등 언어적인 이유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런 분들이 영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쓴다. 영어의 목적과 그 사람의 관점에 관한 것이다. 이글에서는 먼저, 그 사람의 관점에 관해서 보자. (영어의 목적에 대해서는다음 글을 기약해 보자.)

관점이란?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어떤 것을 보았을 때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사건이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이야기를 듣던, 등등 무언가 상황이 주어지면, 사람은 반사적으로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형성한다. 말로 혹은 글로 그것을 표현하든하지 않든 상관없다. 눈으로, 귀로, 입으로, 혹은 손으로 감각과 정보가 입력된 순간 뇌가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뇌에서일어나는 과정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또 설사 그렇게 형성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결론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그런 결론을 내리게 하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만 독특하다. 예를 들면, 한국의 고향을 생각하면, 거의 모든 분들이 그리움을 느낀다는 결론은 비슷할 지라도, 그 그리움을 느끼는 이유가 다 다르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게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어떤 인격적 성격적 그리고 심리적 요인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 인격적, 성격적, 그리고 심리적 요인들이 하나로 종합되어서 그 사람만 이가지는 고유한 ‘이유’를 관점, 영어로는 perspective 라고 한다. 

관점을 설명하자면, 사람의 눈동자의 색깔에 비유할 수 있을 것같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눈동자의 색깔이 같지 않다. 인종에따라 다르고, 종족마다 다르고, 또 각 개인마다 다르다. 눈동자의 색깔이 다르다면, 선글라스의 색이 다른 경우처럼, 눈동자를 통과해 들어오는 빛의 양이나 색깔이 다를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비유를 위해 하는 말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본다고 해서 그들이 실제로 같은 색을 뇌로 전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비슷하게 표현해서 빨간색이라고 구분하더라도 그 채도와 명도에 있어서는 개인의 눈동자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관점도 이와 비슷하다. 관점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쌍둥이의 경우와같이), 실제로 따지고 들어가서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면 구체적이고 상세한 부분에서는 적지 않게 차이가 난다. 관점은 그 사람에게만 교유한 것이다. 정확히 일치하는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없다. 따라서 이 관점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집단의 차원으로 보면, 다양성이 나타나고, 개인의 차원으로 보면, 개성이 나타나게 된다.

이 관점이라는 것이 왜 영어의 사용에 있어서 중요한가? 많은 분들이—나도 마찬가지였지만—영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그 잘못된 생각이 영어를 말하는 데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는 단어와 문법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어도 한마디 말을 편하게 하지 못하는 벙어리 아닌 벙어리로 살게 하기도 한다. 여러가지 다른 이유를 차치하고, 관점과 관련시켜 말하자면, 가치에대한 혼란이다. 즉, 진정한 자신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혼란과 관련이 있다. 

관점 및 가치 그리고 영어

그 사람의 가치는 바로 그 사람만이 가지는 독특하고 고유한 관점에 있다. 그 사람과 정확히 일치하는 관점을 가진 사람이 세상의 역사에단 한 사람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은 다른 어떤 사람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귀중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그 사람의 고유한 관점은 그사람에게 가치를 준다. 그런데, 영어를 포함해서 언어는 무엇인가? 그 사람의 관점을 통해 형성한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즉, 목적이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사회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이 그 사람의가치라고 착각을 한다. 그러다 보니, 영어를 잘 못하면 가치가 덜한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그러나, 영어는 그 사람의가치의 근원인 그 사람만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 사람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이 영어를얼마나 유창하게 하느냐로 그 사람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마치 마라톤 선수들을, 그 선수가 얼마나 잘 달리냐 보다, 그 선수의 신발과 운동복의 브랜드로 판단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 사람의 고유하고 독특한 관점과 생각이 그 사람의 고유한 가치라면, 그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조용히 듣고 있는 것이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 사람은 존재의 가치가 점점 약해진다. 아무리 엉뚱하고 아무리 터무니 없이 들린다 하더라도, 그 사람만의 관점을 말하고 생각을 말하는 사람은 그 모임, 집단, 커뮤니티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치를가지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을 전혀 표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만 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없어도 그만’인 사람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결코 영어를 잘 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다. 영어를 아무리잘 못하더라도, 손짓 발짓을 섞어서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관점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어민이 아닌 사람으로서 10년째 미국 교회에서 일을 한다. 성경을 가르치고, 설교를 하고, 상담도 하고 등등. 설교를 하다가 마땅한 영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서 식은 땀을 흘리는 적도 적지 않다. 그렇게 부족한 제2외국어 영어로 수백번 설교를 해왔지만, “내가 평생 들어온 설교 중에 가장 좋았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왜일까? 그 사람들이 영어 발음이나 표현이나 문법으로 내 설교를 평가했다면 그런 말을 결코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만의 독특한 관점과 나만의 독특한 성경에 대한 이해가 그분들에게 신선함과 자극을 주었기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영어로 하는 내 설교의 가치는 유창한 언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관점과 생각에 있다는 말이다. 

우리 한국인들 모두에게 이는 마찬가지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독특한 관점과 생각에 있다. 그러니, 외국인들과함께 있을 때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자신있게 당당하게 표현하라. 영어를 못해서 혹은 틀려서 혹은 느리게 말한다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만 고유한 가치를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것만을 가져가는 free-riding  즉, 무임승차가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무임승차가 계속된다면, 당신은 점점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누가 뭐래도 다른 어떤 사람도 가지지 않은 고유한 관점과 생각을 갖지 않았는가?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가치를 발산하라, 떠듬떠듬도 좋고, 손짓발짓을 섞어어도 좋고, 틀려도, 실수해도 좋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