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농사

오늘 아틀란타에서 한국의 농촌에서처럼 농사를 지으시는 어떤 아버지 어머니를 뵙고 왔다. 심지어 한국의 경운기, 일명 딸딸이를 들여오셔서 사용하신다. 재미있는 것은 당뇨에도 불구하고 고된 노동의 노고를 잊기 위해 겉담배를 피우시는데, 존 웨인이 어느 서부영화에서 물었음직한 두툼한 시가라는 사실이다. 인심은 어찌 그리 좋으신지, 힘들게 가꾸신 채소를 5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에 한가득 담아서 10불에 주신다. 하나님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시고는 그 돈도 받으려 하지 않으시니 한참을 우기고서야 겨우 드렸다. 어머니는 고향에 계신 우리 엄마처럼 허리가 잔뜩 굽으셨지만 얼굴은 천국이다. 평생을 농부로 사신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어, 오늘 괜히 마음이 숙연해졌다.

부모님은 여간 고생을 하지 않으셨다. 한국 70년대 80년대 농업이란 것이 망한 산업이었기에 그것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삶이었는데, 벼룩이의 간을 내 먹는다고, 그런 농민들을 더욱 힘겹게 만든 농업사기꾼들에게 계속 당했기 때문이다. 1974년 농사지을 땅이 있는 그 곳으로 이사를 가서, 과수원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는 농민신문의 광고를 믿고 감나무 묘목을 잔뜻 사셨다. 그 묘목을 심은 밭을 들짐승이든 못된 사람이든 혹시 헤칠세라 아버지는 몇 곳에 움막을 지으시고 자식들을 보내 자게 할 정도로 공을 들이셨다. 넓은 밭. 그 넓은 밭을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이서 가꾸셨다. 묘목이 자라서 첫 열매를 맺을 때까지 최소 5년, 본격적인 수확을 하기까지는 거의 7-8년이 걸린다. 나무가 첫 열매를 맺는 5년이 될 때까지 아버지는 희망에 부풀어 어떤 노고도 마다 하지 않으셨다. 철없던 어린 5남매는 움막에서 자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또 싫었지만, 아버지의 그 꿈을 위해 마지 못해 그 고생을 같이 견뎠다.

아버지는 포동포동하고 반질반질한 단감을 기대하셨다. 단감은 흔하지 않고, 익혀 먹어야 하는 땡감이나 대봉시 같이 상품성없는 감이 열리는 감나무들이 대부분인 시절이었다. 아버지의 믿음대로 그 큰 밭에 심은 나무들이 모두 단감나무라면 그 밭은 수익성 좋은 큰 과수원으로 탈바꿈이 될 것이었다. 아버지도 부농이 될 판이었다. 그러나, 기다림 끝에 올 그 아름다운 꿈대신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나무들이 첫 열매들을 맺었을 때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5-6년의 피땀어린 노고를 그 땅과 나무들에 온 가족이 쏟아 부은 후였다. 그 나무들이 맺은 감들은 흔하고 상품성 없는 땡감 아니면 대봉시였다. 아버지는 좌절하셨을 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 감나무를 다 뽑아내고 (생각해 보라, 그 큰 나무들을 뽑아내는 헛된 노고와 마음의 괴로움을), 오동나무를 심으셨고 또 오년 뒤에 그 나무들이 아무런 상품가치가 없는 잡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사과나무, 그리고 또 체리나무, 복숭아나무, 그리고 다시 감나무로 되돌아왔다. 감 과수원을 하시던 어느날 노구에 경운기를 몰고 일하러 가시다가 사고로 이 세상을 뜨셨다. 1974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40년 가까이 … 그 수많은 세월동안 아버지 어머니는 그 열매를 알 수 없던 나무들에 희망을 걸고 노고에 노고를 더하셨다.

_DSC735990도 이상으로 굽은 엄마의 허리의 뼛골이 빠져 그 나무들의 거름이 되었을 게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차가운 길바닥에 흘리신 피 같은 땀방울들이 그 나무들에 스몄을 게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버지 어머니의 그 노고를 생각하니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아, 불쌍하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 이미 저 세상으로 먼저 가신 아버지와, 다신 뵐 수 있을 지조차 알 수 없는 어머니에게 내 입으로 복음을 전하고, 내 손으로 직접 세례를 베풀어 드렸다는 기억 외에 이 눈물을 멈출 수 있는 게 없다. 그리고 보면,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나무 농사에는 많은 실패와 시련을 겪었지만, 인생이라는 농사에는 실패하지 않으셨다. 구원의 열매를 맺으셨고 맺어가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 믿음만이 나무 농사가 준 고난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씻어준다.

인생은 어쩌면 모두 한 그루의 나무고 우리는 그 나무를 가꾸는 농부다. 이세상의 삶은 나무를 가꾸고 있는 과정이다. 우리 각자의 나무가 어떤 열매를 맺을 지는 알 수 없다. 천국이라는 열매를 맺을지, 지옥이라는 열매를 맺을지.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자신들이 가진 것이 인생의 열매라고 생각하고, 천국과 지옥이라는 열매에는 신경쓰지 않는다—아예 그런 것이 있다는 것조차 믿지도 않는다. 안타깝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의 나무농사같은 인생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천국의 열매를 꿈꾼다. 그러나 그꿈은 망상이다. 그들이 가꾸고 있는 나무는 지옥 나무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아버지를 속여 아버지가 헛된 꿈을 꾸며 30여년 동안 헛된 땀을 흘리게 했던 농업사기꾼들과 같은 자들에게 속은 자들 또는 속이는 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망상에 빠져 자신들의 인생의 나무를 올바른 나무로 젖붙여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천국 지옥이라는 인생의 열매를 생각하지 않고 이 세상의 것들에 눈이 멀어 사는 사람들과 그 운명에 있어서 하나도 다른 것이 없다. 오히려 속고 속이며 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더 불쌍한 자들이다. 비극 중 비극이다. 

당신은 어떤 인생의 나무를 가꾸어 가고 있는가? 당신의 나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로 자라는 좋은 나무인가? 평생 가꾼 인생나무의 종류가 알려지는 날 실망하지 않도록 당신의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으로 이모저모 매일매시간 살피고 있는가? 누구도 자만할 수 없음을 알기를 바란다 (고린도전서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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