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키 이야기

그가 친구에게 온 것은 그가 결혼을 했을 때였단다. 그는 네살이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친구의 아내와 같이 살아서 다른 사람과는 단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었단다. 친구는 사실 개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지만, 아내의 아이와 같은 강아지였는지라 그 공포를 견디는 정도가 아니라 그와 친해지기 위해 같이 놀고, 산책하고, 또 일처리도 해 주곤 했단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 그 아내는 친구를 떠나게 되었단다. 친구가 평생을 잊을 수 없는 일은 그 아내가 떠나던 바로 그날 일어났단다.

그녀가 그들이 함께 살던 집을 떠나던 날 아침,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티브이를 보고 있었단다. 그 강아지(그 때는 장성한 개가 되었는데, 하도 잘 짖어서 누군가가 바키Barky라는 이름을 주었단다)는 친구가 깊숙히 멍하니 앉아있던 카우치 옆에서 같이 티브를 보고 있었단다. 친구의 전 아내는 당연히 바키에게 “가자”고 말을 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키는 무슨 소리가 났었느냐는 듯이 그녀의 말에 전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채, 친구처럼 티브이만 보고 있었단다. 그때 친구는 알게 되었단다. 바키가 그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을. 전 아내는 몇 일 후에 친구의 이메일을 통해서 바키에게 3일의 생각할 여유를 주겠다고 통보를 했단다. 친구는 바키에게 이메일 그대로를 설명해 주었고, 3일 후에 결정을 기다렸단다. 그러나, 바키는 결국 전 아내를 따라나서지 않았단다. 그때 쯤 이미 dog-whisperer가 된 친구는 바키의 눈에서 이것을 읽었단다: “아니 저는 엄마와 가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엄마보다 아빠에게 내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이혼 후 약 3년 간, 그는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았단다. 이혼의 아픔, 여전히 사랑하는 전 아내에 대한 그리움, 자책감, 거기다가 덮친 실직 등으로 인해 그는 너무도 힘든 삶을 살았단다. 시간당 15불 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두어시간씩 해서 근근히 연명하고 있을 때 그는 늘 바키가 자신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세지를 느꼈단다: “아빠가 세상에서 최고야!” 바키의 그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그는 그 어려운 시기를 이겨 낼 수 있었고, 또 마침내 재기할 수 있었단다. 그렇게 바키와 친구는 더 이상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단다.

덴마크-미국인인 친구는 덴마크 고향에서 노환을 앓는 어머니를 몇 번 방문해야 했단다. 그때마다 친구는 바키와 동행했단다. 앞서 말했듯이 친구의 어머니는 개에 대한 심각한 공포를 가지신 분이었다. 그러나 그 어머니의 공포도 바키의 사랑을 이기지는 못했단다. 친구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바키는, 친구의 전 아내가 떠나던 날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의 침대 곁에 앉아서 가자고 부르는 자신에게 오지 않았단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단다: “아빠보다 할머니에게 내가 더 필요한 것을 모르겠어?” 결국 개공포증을 가진 어머니는 바키와 사랑에 빠졌고,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시고서야 바키는 친구를 따라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단다.

무신론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덴마크-미국인 친구가 내게 한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을 들은 후 해 준 이야기다. 그의 질문은, “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내 명함을 받았고, 내가 일하는 교회에도 와 본 친구인지라, 그 질문은 형식적인 나의 일을 묻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삶의 목적을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대답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내 대답에 대해 친구가 바키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렇단다. 복음의 핵심이 사랑이고 또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convert)시킨다는 내 생각에 동의한다는 것을 바키 이야기를 통해 표현했던 거란다.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은 “무엇으로 구원받았나요“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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