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부분 셀프 서비스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해 주는 서비스를 살 수도 있지만, 여간 비싸지 않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새삼 느꼈다. 미시시피에서 조지아로, 약 560 킬로미터, 남북한 합해서 1100 킬로미터니까, 한반도의 딱 절반 거리다. 처음에 셀프 이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견적을 받아 봤더니, 최소한 400만원 정도였다. 그것도 짐을 우리가 다 싸두면, 업체가 와서 싣고 운전하고 내려 주기만 하는 것이다. 한국의 포장이사 같은 서비스를 사자면 족히 1500만원은 들었을 게다. 그래서 결국 셀프 이사를 했다.
앞뒤 길이가 10미터, 높이 약 4미터의 12톤짜리 트럭을 50만원 정도에 사흘 렌트했다. 하긴 4인 가족 건물 전용면적만 50평짜리 가정집 살림을 통째로 옮겨야 하니 그만은 해야 한다. 짐을 실어보니 정말 꽉 찬다. 우리는 큰 가구나 가전 제품 등이 없는 편인데도 그렇다. 짐을 다 싣고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그 무게감이 느껴졌다. 조금만 경사진 도로에서도 속도가 확 줄어든다. 악셀을 밟아도 탱크 엔진 소리 같은 굉음만 뿜어낼 뿐 속도는 나지 않는다. 트럭 자체의 무게에 짐의 무게까지, 아마 어마어마하게 무거웠을 게다. 아틀란타의 새집으로 무사히 이사를 마치고 트럭을 반납하기 위해 여기 저기를 살피는데, 여간 고맙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큰 트럭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사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일이다. 키를 넣고 돌려 시동을 켜고 악셀, 브레이크, 그리고 운전대를 조작하면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켜 준다. 나는 그런 간단한 일만 했는데도, 트럭이 해낸 일은 엄청나다. 우리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그 많은 양의 살림살이들을 실어 날라 주었지 않은가? 단지 시동만 켜고 악셀을 밟으며 핸들만 잡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니 트럭이라는 기계가 있다는 것이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은혜가 바로 이런 것 같다. 우리가 하는 일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서 사는 어찌 보면 간단한 것이다. 그런데, 그 간단한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어마어마한 일들을 이루어 내신다. 때로는 세계의 역사를 바꾸기도 하시고, 때로는 엄청난 수의 인명을 구하기도 하시고, 때로는 끔찍한 자연재해로 폐허가 된 곳들에 새로운 희망의 도시들을 세우시기도 하신다. 때로는 나같이 완악한 죄인을 회개에 이르게 하시고 그의 종으로 거듭나게 하시기도 하시고, 때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 종들을 사랑의 화신으로 보내주시기도 하신다. 미약한 종들의 사랑과 선행을 통하여 하나님은 지옥에 갈 영혼들을 천국에 갈 영혼으로 변화시키신다. 하나님 종들의 의를 좇는 미약한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어마어마한 엄청난 결과들을 만들어 내신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고 악셀과 브레이크와 핸들을 조작하는 것이 간단하다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간단한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리 힘좋은 트럭이 눈 잎에 있다 해도 결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는 커녕, 비극이 올 수 있다. 살림살이는 물론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해야 나타난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의 바로처럼 악인의 악행을 그 백성들의 구원의 역사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악인이 구원을 얻는 것은 아니니, 구원을 갈망하는 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하는 사람이 ‘제대로’ 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그 아들 예수의 삶의 본을 따라 사는 것이다. 즉, 진정한 사랑의 마음과 정신으로 모든 이들을 내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영적인 재앙이 온다-영원한 지옥불이다. 그래서 오직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신 것과 같이 ‘제대로’ 해야 한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한복음 13:34-35).
누구나 겪는 일상을 통해 영적인 비밀을 보여 주시니 쉽게 깨달아지네요. 이렇게 쉬운 진리가 마음이 닫힌자들에게는 비밀로 잠겨있으니 안타깝습니다. 주님 저의 영안을 열어 주셔서 일상을 주님께 맏기는 믿음을 더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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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을 띄어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은 이미 영안을 뜬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안이 어두운 사람은 자신의 영안이 닫혀 있는 것조차 모르니까요. 고린도전서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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